[칼럼] ‘24시간 외환시장’ 열렸다... 원화 국제화와 기업 환리스크의 새로운 국면
정부가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데 이어, 본격적인 ‘24시간 환율 대응’ 체제를 구축하며 원화 국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동안 야간이나 해외 시장에서 발생하는 환율 변동성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왔던 국내 수출입 기업들은 이번 조치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시장 개방과 원화 국제화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이자, 동시에 고도화된 환리스크 관리 능력을 요구하는 시험대이기도 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외환시장 개방 확대가 기업 경영 환경에 미칠 실질적인 변화를 짚어보고, 변동성의 시대를 마주한 중소·중견기업들이 생존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구축해야 할 사업 구조적 대응 전략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잠들지 않는 환율 변동성의 시대, 임기응변을 넘어선 상시적 외환 방어벽을 구축하라
"이제 야간에 뉴욕이나 유럽 시장이 출렁여도 곧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되어 숨통이 트입니다."
정부의 외환시장 구조 개선 조치에 대한 수출입 현장 경영자들의 안도 섞인 반응이다.
원화의 국제화와 24시간 환율 대응 체제 구축은 그동안 한국 기업들이 겪어왔던 고질적인 '야간 환율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들은 갑작스러운 대외 충격에도 외환 포지션을 즉각 조정하고 거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맞이하게 되었다.
상시화된 변동성 리스크... 준비되지 않은 기업에게는 양날의 검
하지만 외환시장 개방 확대가 모든 기업에게 무조건적인 호재인 것은 아니다.
시장이 24시간 깨어있다는 것은 환율 변동성에 노출되는 시간 역시 24시간으로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전문적인 외환 전문 인력이나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중소·중견기업들에게는 오히려 야간 시간대의 불확실성이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철저한 대비 없이 개방의 파도에 올라탔다가는 예기치 못한 환차손으로 인해 어렵게 쌓아 올린 영업이익을 한순간에 까먹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환리스크 관리의 상설화... 원가 다이어트와 시스템 중심의 내실 경영
잠들지 않는 외환 시장의 폭풍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환율의 방향성을 예측하려는 요행을 버리고, 시스템 중심의 철저한 '환리스크 방파제'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 내부적으로 명확한 환관리 지침을 수립하고 선물환 등 금융 파생상품을 활용한 헷징 전략을 상설화해야 한다.
더 나아가, 환율 변동이 영업 마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고 내부 제조 원가를 극한으로 낮추는 '본질적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든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손익 구조를 만드는 것만이 진정한 자생력이다.
결론 — 제도의 혜택을 누리려면, 상시 변동성을 버텨낼 내부 금융 체력을 길러야 한다
원화 국제화와 24시간 환율 대응 시대의 개막은 기업들에게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경영 체질을 요구하는 엄중한 신호다.
정부가 시장의 문을 넓혀주었다고 해서 기업의 리스크까지 대신 책임져주지는 않는다.
이제는 환율 대응을 재무 부서의 일시적인 업무로 치부하지 말고, 기업 생존과 직결된 핵심 거버넌스로 격상시켜야 할 때다.
대외 금융 환경의 격변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견고한 원가 방파제와 스마트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완성하는 기업만이, 열린 외환시장의 기회를 선점하고 지속 가능한 백년 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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